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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TV

하늘이 변하더냐/시, 낭송, 영상 김노아

하늘이 변하더냐

                                   노아 김태우


오늘은 어제의 하늘이 없다.

내일도 오늘의 하늘이 아닐게다.

난 늘 그렇게 생각해 왔다.

 

어릴 적 아버지의 손을 놓고

이슬 맺힌 눈으로 바라본 그 하늘도

홀몸으로 자식을 키우느라

시장 바닥에 몸을 던진 어머니가

모든 것을 잃고 이불 속에 흐느낄 때 바라본 그 하늘도

 

오늘의 하늘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낙엽이 지면 낙엽이 지는대로

님이 떠나가면 떠나가는대로

어제의 하늘도 오늘의 하늘도 그렇게 말이다.

 

노년이 되어가는 몸을 안고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며

난 전율을 느낀다

하늘은 그대로 있다.

 

떠난 아버지의 하늘

눈물짓던 어머니의 하늘

그리고 날 버리고 떠난 모든 사람들의 하늘은

변하지 않는 그대로의 하늘이다.

 

변하는 것은 하늘이 아니라

구름이다.

흐르는 것은 세상이 아니라

청춘이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하늘이 변한다고만

생각했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사랑이 변하다고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