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한기총회장 출신 목사와 세습

 

목회자들이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교회 세습’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을 지낸 목회자가 또다시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줬다.

성남성결교회는 지난 20일 사무총회를 열어 이용규(71) 원로목사의 아들 이호현 목사를 후임 목사로 청빙하는 안건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이 원로목사는 2007년 한기총 대표 회장을 지냈으며 한 달 전 담임목사직에서 은퇴했다. 이날 사무총회에는 재적 405명 중 참석 교인 211명 만장일치로 청빙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총회 당일 교회 앞에서는 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단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세습방지법을 만들어 세습을 금지하기로 한 데 이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지난해 11월 출범해 활동중인 가운데 한국 기독교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으로 자리매김해온 한기총 대표 회장 출신들이 잇따라 세습을 결행하고 있는 셈이다.

한기총 대표 회장을 세 번이나 지낸 길자연 목사가 담임이던 왕성교회는 지난해 10월 길 목사의 아들 길요나 목사를 후임 목사로 결정했다. 또 현 대표 회장인 홍재철 목사가 이끈 부천 경서교회는 홍 목사가 당회장직을 유지하는 대신 아들 홍성익 목사가 2010년부터 담임목사직을 맡아 사실상 변칙적인 세습이 진행중이다. 한기총 대표 회장 출신 가운데는 지덕 목사가 가장 먼저 2003년 강남제일교회 담임을 아들 지병윤 목사에게 물려준 바 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김애희 사무국장은 “한기총은 성도와 국민들이 교회 세습과 자신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감수성을 잃어버렸다. 사회적 지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습을 준비중인 대형 교회 목사들을 옹호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